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이 전 세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전격 회동하며 3년 6개월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종전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서방 땅을 밟았다는 점, 그리고 두 정상이 2019년 G20 오사카 회담 이후 6년 만에 마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담의 시작은 의외로 따뜻했다. 레드카펫 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손을 내밀었고, 푸틴 대통령은 웃으며 맞잡았다. 두 사람은 팔을 가볍게 치며 친근함을 드러냈지만, 그 미소 뒤에는 서로의 이해관계와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이번 회담은 당초 단독 회담 후 확대 회담으로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3대3 회담’ 형식으로 변경됐다. 미국 측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이 배석했다.
회담장 벽면에 적힌 문구는 ‘PURSUING PEACE(평화를 추구하며)’. 그 말처럼 이번 협상이 실제 휴전과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알래스카 하늘 아래, 냉전 이후 가장 복잡한 지정학 퍼즐이 조용히 맞춰지고 있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