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이슈] 금 투자 광풍에 '실버바'도 품귀…한국금거래소, 공급 일시 중단
최근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금과 은 등 귀금속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던 실버바(은괴)마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 금 가격 급등에 실버바도 동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한국금거래소로부터 실버바 공급 중단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요가 폭증하자, 대체재로 각광받던 은에까지 투자 열기가 확산된 결과다.
실제로 국제 금 가격은 연초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지난 1월 2일 온스당 2,669달러였던 금 선물 가격은 2월 13일(현지시간) 2,945.4달러까지 치솟았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금을 비롯한 귀금속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금 1kg 시세는 1억6,000만원을 돌파하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 매입 열기가 거세졌다. 이로 인해 한국금거래소는 골드바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실버바에까지 눈을 돌렸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요 폭증으로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 불안한 시장 심리, 안전자산 선호 현상 뚜렷
전문가들은 이러한 귀금속 투자 광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와 미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민 하나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되면서 귀금속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강세와 금 가격 동반 상승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몰리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실버바, 새로운 투자 대안 될까?
한편, 전문가들은 은의 경우 산업 수요와 투자 수요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금과는 다른 가격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경수 자산운용 전문가는 "은은 태양광 패널, 전자제품 등 산업재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금보다 수급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귀금속 투자 붐에 편승해 가격이 오르겠지만, 장기적 투자 전략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귀금속 실물자산 매입을 위해 은행 및 금거래소를 찾고 있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 1kg, 100g 소량 제품 모두 예약이 밀려 있는 상태고, 실버바 역시 당분간 공급이 불안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귀금속 시장 과열이 계속될 경우, 당분간 금과 은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투자자들의 귀금속 열기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