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훈풍에 조선·방산주 연일 강세…관세 리스크 비켜간 이유는?
미국발 관세 이슈가 글로벌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 및 방산 관련주들이 이례적으로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들 업종이 관세 압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13일 주식시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장중 37만1500원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가는 전일 대비 3.68% 오른 36만6000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27% 이상 상승했으며, 시가총액 32조491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9위에 올랐다. 한화오션, STX엔진 등 다른 조선주 역시 각각 6.31%, 4.27%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방산주 역시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중 52만6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도 각각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들 업종의 강세 배경으로는 미국의 관세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종 특성이 꼽힌다.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조선소의 독점적 지위가 확고해 관세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방산 분야 역시 미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고, 오히려 미 해군 함정 건조 참여 가능성이 열리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는 동맹국 조선소가 미 해군 및 해안경비대 함정 건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국내 조선사의 미 해군 신형 함정 수주 가능성이 열리며 추가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이 다시 부각되면서 방산 업종이 수혜를 입고 있다"며 "한국 방산 기업들의 경쟁력이 뚜렷한 만큼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해당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될 때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미 해군의 신형 함정 발주 가능성이 점차 구체화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국 정책 변화와 연동해 조선 및 방산 업종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관세 리스크에서 비껴간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