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로 수감 중인 테라노스 창립자 엘리자베스 홈즈의 파트너, 빌리 에반스(Billy Evans)가 새로운 혈액 검사 스타트업을 출범시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놀랍게도 과거 테라노스와 유사한 비전과 장치를 앞세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에반스는 홈즈와의 사이에서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그녀가 복역 중인 동안 'Haemanthus(헤만서스)'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스로를 “미래의 진단 기술”이자 “인간 건강 최적화(human health optimization)”를 위한 혁신적 접근 방식이라 소개하고 있다.

■ 다시 떠오른 테라노스의 그림자

Haemanthus의 초기 프로토타입은 외형상으로도 테라노스의 '에디슨(Edison)'이나 미니랩(miniLab)' 장비와 유사한 모습이다.

직사각형 형태의 기기,

디지털 디스플레이,

내부에 튜닝 가능한 레이저 탑재 등 기술적인 설명도 테라노스를 떠올리게 한다.

현재는 반려동물용 질병 검사 서비스를 우선 출시할 계획이며,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진단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자 대상 자료에는 총 5천만 달러 이상을 유치할 계획도 포함돼 있다.

■ 홈즈의 교훈은 잊혀졌는가?

테라노스는 "손끝의 작은 피 한 방울로 수십 가지 혈액 검사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비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거짓 기술로 인해 역사상 최악의 스타트업 사기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됐다. 홈즈는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그런 가운데, 그녀의 가족이 다시 비슷한 콘셉트로 헬스테크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기술적 신뢰성과 도덕적 타당성 모두에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헬스테크계의 ‘2막’? 혹은 재앙의 반복?

Haemanthus는 그리스어로 **‘피의 백합(Blood Lily)’**을 뜻하며, 이름부터 ‘혈액’과 연관된 상징성을 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설명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불확실성을 명확함으로 전환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자가 진단 기술, AI 기반 분석 등을 연계한 디바이스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테라노스와 유사한 마케팅 수사와 외형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명확한 기술 검증 없이 투자 유치를 시도하는 구조는 또 다른 ‘테라노스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