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집만 묶였다고?”…토지거래허가제의 사각지대, 연립·오피스텔 투자 열려있다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 중인 가운데, 동일 단지 내에서도 건물 유형에 따라 규제 여부가 달라지는 ‘규제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아파트는 묶이고, 연립주택과 오피스텔은 빠져나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강남·용산·송파 등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매입 시 실거주 요건과 사전 허가 절차가 필요해졌지만, 같은 단지 내 연립주택이나 오피스텔은 해당 규제에서 제외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 한남더힐의 ‘두 얼굴’…아파트는 묶이고, 연립은 거래 자유

실제 사례로는 서울 용산구의 고급 주거단지인 한남더힐이 있다. 이 단지는 총 32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중 11개 동(83가구)은 연립주택으로 분류돼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반면 나머지 아파트 동은 실거주 조건과 거래 허가가 필요한 상황.

불과 며칠 전, 한남더힐 연립동 펜트하우스(243㎡)는 무려 175억 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토허제 시행일 이후에도 비규제 형태의 거래가 가능했음을 의미한다.

🏙 오피스텔은 ‘갭투자 마케팅’까지…규제 비껴간 시장

비슷한 구조는 대치동 타워팰리스에서도 확인된다. 해당 단지 내 일부 동은 오피스텔로 등록돼 있어 아파트와 달리 토허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제로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갭투자 가능”이라는 문구로 오피스텔 매물을 홍보 중이다.

또한 송파구 신천동의 고급 주거시설인 시그니엘 레지던스 역시 오피스텔로 등록돼 있어 허가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 “같은 단지, 다른 규제”…시장 혼란 불가피

이처럼 건축물 용도에 따라 규제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에게도 혼란을 주고 있다. 심지어 한 단지 내에서 동마다 규제 여부가 엇갈리며, 실거주 의무도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준 없는 규제 확대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비사업 지역에 대한 정밀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자치구마다 다른 '기존 주택 처분 기한'도 문제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입 시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기한도 구마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 강남·송파: 1년

· 서초: 6개월 (단, 임대도 허용)

· 용산: 4개월

이처럼 지역마다 규제 조건이 다르다 보니, 기존 주택 처분 여부에 따른 전략 수립이 까다롭고 시장 혼란도 커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 억제를 위한 수단이지만, 현재처럼 주택 유형, 자치구별 차이, 적용 예외가 많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한 동 차이로 100억 이상 거래 가능’한 시장 구조, 과연 합리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