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를 3년 가까이 피워온 10대 청소년이 결국 손상된 폐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까지 받게 됐다는 사례가 해외에서 전해졌다.
“종이보다 가볍다”, “연기 냄새가 덜하다”는 이유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가 가볍게 소비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사연이 던지는 경고는 적지 않다.
■ 14살에 시작해 일주일 4개…습관이 된 전자담배
영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웰링턴에 사는 **리제이 킹(17)**은 14세 때 호기심으로 전자담배를 처음 접했다.
처음에는 재미로 몇 번 피워보는 수준이었지만, 곧 ‘습관’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량은 점점 늘어나 결국 일회용 전자담배를 일주일에 약 4개씩 소비할 정도가 됐고, 하루 내내 전자담배를 입에 달고 사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리제이는 한밤중 갑작스러운 왼쪽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으로 잠에서 깨어 응급실로 실려 갔다.
검사 결과는 기흉(폐가 주저앉는 상태). 폐와 흉벽 사이 공간에 공기가 새어 들어가면서 폐가 정상적으로 팽창하지 못하는 응급 상황이었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첫 발생 이후 4개월 동안 같은 쪽 폐가 네 번이나 다시 붕괴되며 기흉이 반복된 것이다.
■ 약물·흉막 수술로도 안 잡혀…결국 ‘폐 조직 절제’
의료진은 재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먼저 폐와 흉벽 사이를 서로 들러붙게 만들어 공기 누출을 막는 흉막유착술, 흉막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까지 진행했지만, 기흉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선택지는 손상 부위 자체를 도려내는 수술이었다.
수술로 제거된 폐 조직은 검게 변색되고 쪼그라들어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정상적인 폐의 분홍빛 조직과는 전혀 다른, ‘망가진 장기’의 모습이었다.
리제이는 이 조직을 집 정원에 묻고, 그 경험을 계기로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역할까지 자처했다.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전자담배가 가벼운 장난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