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이달 중순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이슈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한 후보가 법정관리 중인 홈플러스 인수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금융권의 시선이 회장 선거로 쏠리고 있다. 단순 공약을 넘어 ‘금융–유통 융합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까지 언급되면서, 제2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확장 전략에 관심이 붙는 분위기다.
■ “금고 간 협업으로 새로운 먹거리 만들겠다”…홈플러스 인수론 첫 제기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는 새마을금고의 사업 구조가 부동산 PF 중심으로 기울면서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기업을 인수해 소상공인 지원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핵심은 홈플러스 매장을 ‘MG 브랜드’로 재단장해 소상공인 전용 매출 공간과 금융 서비스를 연계하는 모델이다.
코스트코식 유료 멤버십 제도, 2천만 명의 금고 회원 기반, 그리고 유통 매출 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 맞춤형 여신 확대 등 비교적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약을 두고 “참신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홈플러스 예상 인수가는 약 1.5조~2조원으로 거론되지만 실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새마을금고가 대규모 유통업 진출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뛰어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 인수 자금은 어떻게?…“중앙회 출자 + 회원 펀드 조성”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해당 후보 측은 중앙회가 인수 대금의 약 6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금고 회원을 대상으로 약 5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충당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거전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추진된다면 금융–유통 결합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시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형 리테일 기업 인수는 리스크 관리·조직 운영·규제 이슈 등 난도가 높은 영역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 김인 회장 연임 도전…‘현직 프리미엄’이 최대 무기
한편,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현직 김인 회장이다. 김 회장은 최근 뱅크런 문제 이후 조직 안정화와 건전성 제고에 기여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번 선거가 사실상 마지막 연임 기회다.
법 개정으로 회장 임기가 4년 단임제로 바뀌지만, 적용 시점이 2026년이기 때문에 김 회장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서울 축산새마을금고를 자산 200억 원대의 소규모 금고에서 8천억 원대 대형 금고로 키운 경험을 가진 유재춘 이사장도 도전장을 내며 ‘혁신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다.
■ 첫 전국 직선제…1262개 금고 이사장들이 선택한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전국 금고 이사장들이 직접 투표로 회장을 뽑는 첫 직선제라는 점이다. 오는 17일 충남 천안의 MG인재개발원에서 총 1,262명의 이사장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새마을금고는 총자산 300조 원 규모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상호금융 기관이자, 지역 기반 금융조직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조직이다. 그만큼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사업 전략은 물론 금융권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