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이상·40세 이상” 농협, 연말 명퇴 스타트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11월 21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근속 10년 이상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이다.
기본 명예퇴직금: 퇴직 시점 월평균 임금 20개월분
1969년생 직원: 우대 조건을 적용해 월평균 임금 28개월분까지 지급
사실상 ‘40대 중반 이후, 장기 근속자’에게 대규모 위로금 패키지를 제시하며 자연스럽게 인력 구조를 슬림화하는 셈이다.
■ 수협은행, 연차·연령 세분화해 최대 37개월분 지급
Sh수협은행도 11월 17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진행했다.
대상 기준은 직급·근속 연수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다.
· 대상
→ 1급 이상: 입사 18년 차 이상
→ 2급 이하: 입사 15년 차 이상
· 특별퇴직금(연도·출생 연도별 차등)
→ 1969년생: 임금피크제 적용 시 총 인건비의 약 85% 수준(월평균 28개월분 정도)
→ 1970년생: 최대 월평균 34개월분
→ 1971년생: 최대 월평균 37개월분
그 외 출생 연도 직원: 월평균 20개월분
나이에 따라 ‘픽아웃’ 시점을 촘촘하게 나누고, 퇴직 유인을 세게 주는 구조다. 임금피크제를 거치며 조금씩 줄어드는 급여를 선택하기보다는, 한 번에 큰 금액을 받고 나가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 하나은행, ‘준정년 특별퇴직’ 상·하반기 두 번 운영
하나은행은 이미 올해 1월·7월 두 차례에 걸쳐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은 만 40세 이상 직원으로, 정년 직전이 아니라 “준정년” 구간부터 이탈할 수 있게 한 제도다.
· 특별퇴직금: 직급에 따라 월평균 임금 24~31개월분
· 신청 인원:
상반기 214명
하반기 49명
→ 연간 총 263명이 선택
하나은행은 매년 꾸준히 준정년 퇴직 제도를 운영하며, 인력 구조조정과 세대교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 KB·신한·우리, 연례행사처럼 연말·연초 접수 예정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노사 협의를 거쳐 12월 혹은 내년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은행은 수년간 비슷한 패턴으로 연말·연초에 희망퇴직을 시행해 왔기 때문에, 올해도 큰 틀의 절차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 희망퇴직은 이미 하나의 ‘연례 인사 이벤트’처럼 자리 잡았다”며
“점포 통폐합·디지털 전환 등 구조 변화 속에서 인력 조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평균 3억대, 많게는 10억 이상”…특별퇴직금 수준은?
은행권 희망퇴직의 가장 큰 특징은 퇴직자 1인당 지급액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최근 공개된 자료 기준, 은행별 평균 특별퇴직금(법정 퇴직금 포함) 규모는 다음과 같다.
· 하나은행: 약 3억 7,011만 원
· KB국민은행: 약 3억 7,000만 원
· 우리은행: 약 3억 4,918만 원
· NH농협은행: 약 3억 2,240만 원
· 신한은행: 약 3억 1,286만 원
특히 하나은행에서는 10억 원을 넘는 퇴직 소득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 관리자급 직원은 법정퇴직금 + 특별퇴직금을 합쳐 약 10억 6,000만 원이 퇴직소득으로 잡혔다. 사실상 “퇴직 한 번으로 은퇴자금 상당 부분을 마련하는 수준”이다.
■ 정년 연장 논의가 만든 ‘관망세’…“지금 나갈까, 더 다닐까”
그럼에도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정부와 여당이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면서다.
은행 직원들은 통상
만 56~57세 전후에 희망퇴직을 택하거나
이후 임금피크제 구간으로 진입한다.
하지만 법정 정년이 65세로 연장되면,
“조금만 더 버티면 길게는 7~8년 이상 더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퍼지면서, 조기 퇴직을 고민하던 직원들의 계산법이 달라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장을 이렇게 전한다.
“예전에는 ‘한 번에 크게 받고 나가자’는 흐름이 강했다면,
올해는 ‘정년이 늘어나면 지금 나가면 손해 아니냐’는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실제로 내부에서 희망퇴직 신청 인원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 은행 입장: 인건비·점포 축소 vs. 숙련 인력 유출 딜레마
은행 입장에서는 희망퇴직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맞춰 점포 축소·조직 슬림화를 추진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베테랑 인력이 한 번에 빠져나가는 ‘경험 공백’ 리스크도 안고 있다.
여기에 정년 연장 논의까지 더해지면,
인력 구조 재편 속도를 얼마나 가져갈지
고령 인력과 디지털 인력을 어떻게 조합할지
은행마다 중장기 인사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 “은행권 희망퇴직, 앞으로 더 복잡해질 것”
결국 은행권의 연말 희망퇴직은
고액 퇴직금,
정년 연장 논의,
디지털 전환과 점포 축소,
이 세 가지 축이 뒤엉키며 갈수록 복잡한 셈법이 되고 있다.
직원 입장에서는
“지금 수억을 받고 나갈지, 늘어날지 모르는 정년을 믿고 더 다닐지”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인력 구조를 과감히 줄일지, 고령화 리스크를 감수하고 경험 인력을 지킬지”
서로의 이해가 미묘하게 어긋나는 지점에서, 올해 희망퇴직 시즌은 예년과는 다른 **‘눈치 싸움의 해’**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