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자유당(Liberal Party)이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하며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는 자당의 4연속 집권을 이끌어내며 공식적으로 자신의 첫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Canada)가 발표한 예비 결과에 따르면, 자유당은 총 343석 중 169석을 확보했다. 과반(172석)에는 다소 미치지 못해 소수 정부(minority government) 수립이 유력하지만, 주요 언론사인 CBC 등은 자유당의 승리를 확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캐나다의 힘은 함께 일하려는 우리의 결의에서 나온다”며, “연대하여 더 강한 캐나다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타와에서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그는 "누가 나와 함께 캐나다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라고 외치며 대대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의 영향력, 캐나다 선거 지형 바꿔

이번 캐나다 총선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급변한 북미 관계가 중심 이슈로 부상한 선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캐나다산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 일부 지역에 대한 병합(annexation)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강경 노선을 이어왔다.

마크 카니는 선거 기간 내내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하며 반미 감정을 결집시켰다. 그는 "트럼프의 위협은 우리를 무너뜨려 미국이 우리를 지배하게 하려는 시도"라며, "캐나다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또한 "앞으로 미국이 아닌 다른 여러 경제 파트너들과도 번영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 덕분에 캐나다인들이 극우 정권의 위험성을 깨달았다”며 비꼬는 발언을 남겼다.

보수당, 막판까지 선전했지만 패배

한편 피에르 푸알리에브르(Pierre Poilievre) 대표가 이끄는 보수당(Conservative Party)은 145석을 확보하며 선전했으나 정권 탈환에는 실패했다.
푸알리에브르는 패배를 인정하며 “변화는 필요하지만, 변화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다만, 자신이 출마한 캐럴턴(Carleton) 지역구에서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신민주당(NDP) 추락…자격 상실 위기

좌파 성향의 신민주당(NDP) 역시 이번 선거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자그메트 싱(Jagmeet Singh)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 버나비 센트럴(Burnaby Central)에서 패배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싱은 감동적인 연설을 통해 "패배가 고통스럽지만, 싸움을 멈출 때만 진정한 패배"라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NDP는 7석을 얻는 데 그치며, 정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12석에 한참 못 미쳤다.

기타 정당 현황

블록 케벡쿠아(Bloc Québécois)는 23석을 확보했다.

선거에는 약 730만 명의 캐나다인이 사전 투표에 참여해, 2021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향후 전망

마크 카니 총리는 앞으로 미국과의 경제·안보 관계 재정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캐나다는 독립적이고 주권적인 국가이며, 향후 협상에서도 이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발 북미 긴장이 양국 모두의 정치 지형을 흔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