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Lancaster) 시의 렉스 패리스(R. Rex Parris) 시장이 노숙자 문제를 언급하며 “펜타닐을 무료로 제공하자”는 발언과 “노숙자를 정리할 수 있는 청소(purge)가 필요하다”는 극단적 표현을 사용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패리스 시장은 지난 2월 시의회 회의 중, 한 주민이 노숙자 캠프 계획에 반대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그들에게 원하는 만큼 펜타닐을 주자”고 발언했다. 이후 이 내용이 공개되었고, 최근 Fox LA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발언을 재확인하며 전국적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 “누구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그러나 발언은 철회하지 않아

인터뷰에서 패리스 시장은 “아무도 내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청소(purge)가 필요하다. 우리 도시에서 이 사람들을 몰아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제의 초점을 “노숙자 중 범죄자 출신 집단”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이 랭커스터 시에서 발생하는 강도, 성폭행, 살인 사건의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 비판 여론과 정치적 반발 확산…시장 소환 움직임

패리스 시장의 발언은 현지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충격을 안겼고, 그의 정치적 경쟁자였던 조나던 어빈(Johnathon Ervin) 전 시장 후보는 “펜타닐을 제공하자거나 노숙자를 청소하자고 말하는 자는 공직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어빈은 같은 선거에서 3위를 한 마크 말도나도(Mark Maldonado)와 함께 시장 소환 운동을 시작했다.

랭커스터는 로스앤젤레스 북부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인구 약 17만 명의 도시로, 최근 몇 년간 노숙자 문제가 급증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노숙 인구는 6,672명으로, 전년 대비 약 2,000명 이상 증가했다.

■ 랭커스터의 오랜 논란의 인물, 렉스 패리스

2008년부터 시장으로 재임 중인 패리스는 ‘튀는 제안’으로 자주 언론에 오르내린 인물이다.

2013년에는 중국 투자 유치를 위해 베이징 무역사무소 개설 및 불교사원 건립을 제안했고,

2018년에는 “넥타이는 뇌혈류를 방해하니 시 직원들에게 금지하자”는 제안으로 다시 화제가 됐다.

하지만 노숙자 문제에 있어서 그는 일관되게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으며, 2021년 ACLU(미국시민자유연맹)는 그가 이끄는 시 정부가 노숙자 캠프를 불도저로 철거하고 강제 이동을 지시하는 등 인권 침해 행위를 자행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 “도시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연 정당한가?

패리스 시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나는 도시의 근로자 가정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현재 상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이러한 발언은 극단적 혐오 발언에 해당하며, 구조적 문제 해결보다는 혐오 조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