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한국은행의 금 보유 정책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금값 상승 흐름에 비해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이 정체 상태를 유지하자, 외환보유고에서 금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사진 = 골드바


현재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약 104.4톤으로,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비중은 약 1.2% 수준이다. 이는 2013년 이후 변동이 없으며,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 순위에서도 38위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금 보유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금을 전략자산으로 삼아 비중을 최소 5%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금 보유량을 늘리며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자, 우리나라도 외환보유고 내 금 자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은 현금화가 어려운 데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배당이나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외환보유고의 특성상 유동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환보유액은 위기 발생 시 국가 경제 안정을 위한 즉각적인 지급 준비금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단순 수익성보다는 유동성과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금 보유 확대와 관련해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당장의 가격 급등만을 이유로 무리하게 금 매입에 나설 경우, 향후 금값 하락 시 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금 비중을 확대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제 금값이 요동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외환보유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