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반입되는 마약류의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 적발된 마약량이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코카인 적발량은 불과 3년 만에 ‘수만 배’ 수준으로 폭증하면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관세청은 마약밀수 차단을 위해 내년부터 국제 공조와 입국 단계 검문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 마약 적발량 2.9t…전년 대비 384% 증가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국경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2,913kg으로 전년 787kg에서 384%나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적발 건수 역시 862건 → 1,032건으로 늘어 마약 밀반입 시도가 규모와 빈도 모두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입 출발지는 주로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이며, 미국·네덜란드 등 기존 선진국 경로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캄보디아·라오스와 같은 신규 위험 국가들의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 코카인 1.5만배 폭증…3년 만에 ‘2.3t’
품목별로 보면 코카인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 2022년: 152g
· 2023년: 11.3kg
· 2024년: 67.6kg
· 2025년: 2,302kg
상반기 중남미 지역—특히 페루·에콰도르—발 선박에서 대규모 코카인이 연이어 발견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관세청은 “코카인뿐 아니라 필로폰, 케타민, 마약류 의약품 등의 적발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다.
■ 관세청,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본격 가동
관세청은 서울세관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마약단속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국제 협력 확대와 검사 체계 고도화다.
● 국제 공조: 5개국 → 10개국으로 확대
기존 합동단속 대상국에 더해
캄보디아·라오스·캐나다·독일·프랑스 등을 포함해 총 10개국으로 공조 범위를 넓힌다.
이는 각국 세관과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마약판 코리안 데스크’를 구축해 출발 단계부터 밀수를 차단하는 전략이다.
● 공항·항만 입국 검사 강화
· 우범 항공편 승객 대상 착륙 즉시 전수 검사 확대
·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만 시행하던 집중 검사를 공항 전체로 확대
· 마약탐지견 투입 횟수 12회 → 16회로 증가
특송·국제우편 화물은 별도 전용 창구에서 검사하고, 컨테이너 화물에 대해서는 1차 위험물 검사 + 2차 마약검사로 절차를 강화한다.
● 항만 검색 고도화: 탐지견 + 수중드론 투입
대형 선박 밀수를 막기 위해 항만 전 구역에 탐지견을 배치하고, 우범선박은 수중드론을 이용해 선체 아래의 은닉 공간까지 확인한다.
■ 선원·차량까지 전면 검사…유입 경로 ‘틈새 봉쇄’
선원은 하선 시 명단 제출을 의무화하고, 우범국 선박에서 내리는 인원은 전수 검사한다. 공항 및 항만 출입 차량도 관계 기관과 협력해 검색 강도를 높인다.
■ 한국, 더 이상 ‘마약 안전지대’ 아니다
관세청은 “대규모 밀수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더는 기존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국제 공조 강화와 첨단 장비 활용을 바탕으로 입국 단계부터 마약을 원천 차단하는 장기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약 조직이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인식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단속 강화와 함께 조직의 수법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향후 과제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