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제도가 시행 30여 년을 넘기며 본격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매달 300만 원이 넘는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등장했다. 다만 전체 평균 수령액은 여전히 70만 원 수준에 못 미쳐, 가입 기간에 따른 노후 소득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국민연금공단이 내놓은 ‘2025년 7월 기준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은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의 월 수령액은 318만5040원이다. 단순한 용돈 개념을 넘어 한 달 생활비 상당수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는 ‘연기연금’과 장기간 가입을 병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67만9924원으로 집계됐다. 1인 가구 기준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상한액(약 77만 원)보다 적은 수준이라, “연금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어렵다”는 지적도 여전히 제기된다.
그러나 가입 기간별로 들여다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2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완전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은 112만539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40만 원 이상 많다. 반대로 가입 기간이 10~19년에 그친 이들의 평균 수령액은 44만2177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민연금이 “얼마나 오래, 꾸준히 냈는지에 따라 노후 생활 수준이 크게 갈린다”는 점을 수치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급 금액별 분포를 보면 월 20만~40만 원 사이를 받는 이들이 약 217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고액 수급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매달 100만 원 이상을 받는 수급자는 약 85만 명, 200만 원을 넘게 받는 사람도 8만2484명에 달했다. 국민연금이 과거 ‘보조 소득’ 수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노후 소득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연금을 받는 인원 자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5년 7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수급자(일시금 포함)는 754만4930명이며, 이 가운데 매달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733만8371명이다. 급여 유형별로는 노령연금 수급자가 620만 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뒤이어 유족연금 107만 명, 장애연금 6만8천 명 순이었다.
연금 재정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7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액은 1304조4637억 원으로, 1300조 원 선을 넘어섰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운용 수익은 84조1658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별로는 해외 주식이 467조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국내 주식은 199조 원 수준이었다. 글로벌 주식시장 성과가 기금 운용의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세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득 공백 기간을 채우는 크레딧 제도, 과거 납부하지 못한 기간을 보완하는 추납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입 기간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는 것이 사실상 ‘국민연금 재테크’의 핵심 전략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