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최근 수년 사이 가장 긴 실적 침체기를 겪고 있다. 개인 신용판매 부문이 5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역대 최장 보릿고개’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진성원 사장이 취임한 이후 선보인 혁신상품 ‘카드의정석’ 시리즈가 하반기 실적 반등의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다.

▲ 5분기 연속 감소, 2013년 이후 최장 기록

금융감독원 DIVA(동적시각화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해 2분기 개인 신용판매액은 49조9,1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조4,634억 원) 대비 약 2조5,482억 원(4.9%) 줄었다.
이 감소세는 2024년 1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금감원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장기 하락이다.

전업 카드사 8곳 중에서 개인 신용판매액이 감소한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했다. 같은 기간 전체 카드사 신용판매액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707조 원으로 집계됐다.


▲ 연체율 부담에 ‘건전성 우선’ 전략

우리카드는 지난해 명목연체율이 2%에 육박하자 대출 자산의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실질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2.41%에서 올해 2분기 2.6%로 올랐으며, 명목연체율 역시 1분기 1.87%까지 치솟았다.
다만 2분기 1.83%, 3분기 1.8%로 소폭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자산건전성 위주로 영업 기조를 조정하면서 신용판매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단기 실적보다 건전성 확보를 우선한 전략”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장기화될 경우 수익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실적 반전의 키워드: ‘혁신상품’

진성원 사장은 부임 이후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품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작인 ‘카드의정석’ 시리즈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혜택 설계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해당 시리즈는 ‘유튜브 웍스 어워즈 2025’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며 마케팅 성과도 입증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3분기부터 개인 신용판매 실적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는 성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카드업계 임원은 “우리카드가 보여준 상품 혁신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실적 반등세가 이어질 경우 카드업계의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업계 전망과 과제

금융권은 우리카드의 ‘보수적 자산관리 → 혁신상품 전환’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과제로 다음 세 가지를 꼽는다.

· 지속적 상품 다각화: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확대와 브랜드 제휴 강화 필요

· 건전성과 성장의 균형: 연체율 2% 이내 유지와 동시에 신용판매 회복 병행

·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 비대면 발급·데이터 마케팅 확대

우리카드는 현재의 ‘보릿고개’를 건너기 위해 혁신과 안정 사이의 균형 전략을 택했다.
하반기 실적이 실제로 반등세를 보인다면, 이는 단순한 회복을 넘어 국내 카드업계의 구조적 변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