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가 2026년 5월 방송분을 끝으로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르트”(이하 레이트 쇼)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CBS 측은 “심각한 재정 압박이 작용한 결과일 뿐, 콘텐츠나 수행 성과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기에 접어든 심야 예능
콜베르트의 레이트 쇼는 2015년 첫 방송 이래 정치 풍자와 사회 비판을 강점으로 꾸준히 높은 화제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이 관객 이탈을 부추기면서 전통적인 심야 예능의 수익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CBS는 이런 시장 변화를 거론하며 “TV 광고 수익이 과거 대비 크게 감소했고, 제작비 대비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논란 고조
방송 종료 발표 직후, 콜베르트가 비판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해당 결정이 정치적 외압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CBS 모기업인 파라마운트는 최근 트럼프 측과 1천6백만 달러 규모의 소송 합의를 마무리한 바 있어, 일각에서는 양측 타협의 대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 아담 시프와 엘리자베스 워런은 “시청자와 제작진이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동료·업계 반응
동료 코미디언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미 킴멜은 소셜미디어에 “스티븐 사랑해, CBS는 망해라”라는 직설적 메시지를 남겼고, 코난 오브라이언의 측근 앤디 리히터는 “진정한 검열이라면 미국 민주주의에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제작자 마이크 슈어 역시 “심야 토크쇼가 대통령 풍자를 못 하면 언론 자유도 위태롭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과 시사점
CBS는 레이트 쇼 종료 후 새로운 심야 라인업 구성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후속 프로그램은 밝히지 않았다. 방송 업계에서는 “방송사가 디지털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면 유사한 프로그램이 연쇄 종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전통 TV 예능이 디지털 전환기에 어떻게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할지 시사점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