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북부지역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닥친 7월 20일, 구리시 공무원들은 비상근무에 돌입해 침수 피해 복구와 안전점검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백경현 구리시장은 같은 날 낮 12시경 시청을 떠나 강원 홍천의 야유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시민 안전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야유회 현장 영상에 따르면 백 시장은 홍천군의 한 식당에서 마이크를 잡고 직접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등 약 20여 분간 자유롭게 행사를 즐겼다.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당시 구리시 하천 수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다수의 도로와 교량이 침수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공직자로서의 책임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구리시청 안전총괄과와 도로과, 녹지과 직원들은 새벽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하천 제방 점검과 침수 지역 복구를 위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이 기간 동안 백 시장은 “폭우 피해 신고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발송하며 위기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정작 본인은 재난 현장 대신 유흥이 제공된 야유회에 참석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야유회 참석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백 시장은 “구리 시민의 요청으로 잠시 참석했으며,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재난 상황실 점검 후 출발했으며, 잘못을 인정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난 대응 책임자는 위기 상황 발생 시 상황실에 상주하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현장 지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시장이 공식 일정보다 사적인 여가활동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시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시장의 행동이 무책임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앞으로 구리시와 백 시장 측이 재난 대응 체계를 어떻게 보완할지, 그리고 유사 상황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시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